방문노동자에 대한 해피콜

By | 2019-09-04

얼마전 도시가스 점검을 하고 가신 분이 금방 문자메세지가 올거니까 잘 답변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갔다. 그러고선 10분쯤 지나서 도시가스회사에서 문자가 왔고 내용 중 URL을 누르면 점검원의 점검 절차에 대한 설문을 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별 이상없다는 결과 안내 말고는 이렇다할만한 특별한 이야기없이 점검을 마치고 돌아갔다. 좋은 점수에 체크하고 전송했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이야기인데, 가전제품이나 인터넷 회선 A/S를 하게 되면 매번 이러한 요청을 받는다. 우리 동네 택배기사님은 고객의 소리에 친절사원이라고 써 달라는 문자도 매 배달때마다 보내신다.

평점이 높으면 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고 안좋으면 그 반대일 것이다. 고용이나 계약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것 같고. 그런데 평점의 평균치가 높으면 좋다는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혹시 평점을 매긴 고객의 수도 많아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두명의 직원이 각각 5점 만점에 동일하게 4.5점을 받았는데 한명은 100명의 고객으로부터 설문 답변을 받았고 다른 한명은 1명의 고객으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이라면 두명이 받은 평점은 동일한 고과로 인정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행여나 방문서비스에 대한 평가 갯수, 즉 평가 참여 고객의 수까지 고과에 반영되는 것이라면 해피콜이 노동자뿐 아니라 고객에게 까지 부담을 주는 평가기준인 셈이다. 똑같이 고객에게 친절하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더라도 어떤 고객은 평가에 참여했고 다른 고객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점수를 받는다면 업무 외적인 부분, 서비스와 상관없는 영역에 대해서도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해피콜이 더 나은 방문서비스를 유도하는 면이 있는 반면 방문 노동자의 업무강도를 증가시키고 업무 외적인 분야에 대한 책임, 그리고 일정정도 인권에 대한 침해. 불공평한 관계를 강제하는 면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