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녀오다.

By | 2003-09-07

자갈치시장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저녁에 출발해서 늦은밤에 도착… 찜질방에서 잠깐 눈붙이고 오전에 나왔죠. 그냥 놀러간게 아니기때문에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가야할 곳을 선택해야했습니다. 1. 광안리 2. 해운대 3. 자갈치시장…
결국엔 자갈치시장으로 정하고 혼자 쭐래쭐래 카메라들고 자갈치시장으로 갔습니다.

자갈치시장엔 두번째 가보는 것인데…추석전이라 그런지 엄청 복잡하더군요. 시장을 찍고 싶었지만 차마 찍진 못하고..(이유는 뒤에 설명할께요..) 낚시하시는 분들옆에서 낚시구경하고 들락거리는 어선 구경하고 바로 왔습니다. 찍은게 총 10여장 정도이니…좀 아쉽긴 했지요. 오랫만에 간 부산인데..ㅠㅠ
낚시하시는 분들을 찍으면서 든 생각이…
만약에 내가 거길 스쳐지나가며 찰칵 찰칵 몇장 찍고 간것과… 그 옆에서 한동안 구경하다가 찍은 사진은 한 100배쯤 다른걸 찍을 수 있다는 겁니다. 피사체는 내가 시선을 오래 주고 애정을 근접시킬수록 더 나은 모습을 내 렌즈안에 보여주는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시간정도 머무른 저는 많은 것을 찍지도 못했을 뿐더러 피사체가 보여주는 가장 바깥껍데기의 모습만을 찍을수 밖에 없었겠지요. 후회가 되네요. 조만간에 다시 한번 시간내서 다녀와야겠습니다. 주말 영등포에서 부산역까지 무궁화 일반석으로 2만2~3천원 정도. 날씨 맑은 주말에 막차타고 가서 새벽부터 한번…

서둘러 찍고 시장께로 다시 나오는데 노점에 몇몇가지의 생선을 벌여놓으신 할머니 한분께서 잔뜩 허리를 꼬부리고 앉아서 식사를 하시더군요. 새벽에 비가왔느지 바닥은 시커먼 빗물이 가득하고 …
찍을까? 뒷쪽에서나 옆쪽에서 …잔뜩 옹크린 할머니를 찍고는 세월과 고생이 어쩌고 하는 제목을 붙여볼까??
타인의 고달픈 인생에 대한 정서적 공감이 없는 상태에서의 카메라 들이댐은 -설령 피사체가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의 이기심 말고 대체 무엇을 위한 사진이란 말인가. ㅠㅠ

자갈치시장

One thought on “부산 다녀오다.

  1. ming

    웁…
    바다위에 떠있는배..
    사진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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