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 전 이야기다. 동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바로 길 건너에서 뻑! 하는 소리가 났다. 소리와 동시에 쳐다보니 노상주차장에 주차하고 있는 차량을 지나가던 차가 옆으로 빠져나가려다가 접촉한 것. 부딪힌 자리에 잠시 섰던 차량은 천천히 앞으로 빼서 빈 공간으로 가더니만 바로 가속해서 1차로 맨 앞으로 가서 선다. 일단 바로 사진 찍고, 그 차량으로 가서 창문을 두드린다. 창문을 안 내린다. 다시 똑똑똑! “사고 내셨어요” 그대로다. (뒤를 가리키며) “방금 뒤에서 주차된 차량 박으셨어요” 하니까 창문을 스르르 내린다. “사고 났어요?” “방금 뒤에서 사고내셨어요. (이쯤에서 지가 봤슈. 두눈으로 똑똑히 봤슈. 짤) 도망 가지마시고 사고 수습하세요” 하고는 얼른 차 앞으로 가서 다시 정면 사진을 찍었다. 후방 사진에 번호판이 잘 나왔지만 목격자가 있음을 주지시키기 위해서다. 운전자는 “차 돌려올게요” 하고 좌회전 한다.
사고난 차량으로 가서 보니 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노상주차장의 주차구역에 정확히 주차된 차량이다. 사이드미러가 반대방향으로 꺾여 있다. 운전석 창문에 전화번호가 있어서 전화를 했다. 지나가는 시민(…)인데 회색 ㅇㅇㅇ차량 차주 맞으시냐. 방금 주차된 차를 다른 차량이 박고 지나가서 전화드렸다. 해당 차량은 사진 찍어놨으니 얼른 주차된 자리로 오시라고.
차 앞에 서 있으니 아까 도주했던 차량이 다시 돌아서 왔고 차에서 운전자가 내려서 온다. 오자마자 꺾여버린 사이드미러를 힘으로 복구시키려 한다. 만지지 마시고 그대로 두시라고 했다. 예전에 주차된 내 차를 전기자전거로 박았던 어린이의 부모도 나중에 블박 영상 확인해보니 사고 직후 내게 전화하기 전 사고부위를 열심히 닦더니만. 아니 사고내고 어딜 가시냐고 여쭤보니 지금 급해서 그랬다고 한다. 선생님, 급해서 그냥 가시면 사고당한 차량 차주는 뭐가 되냐고 했다. 잠시 후 차주가 헐레벌떡 달려왔길래 30초간 신속하게 상황 브리핑(…)하고 인수인계 완료. 아래 사진 위 2장은 사고 낸 차량, 아래 2장은 사고 당한 차량.
1시간쯤 지나 다시 지나가면서 보니 견인차가 와 있다. 사이드미러 파손으로 운행불가였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