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복사꽃마을, 남애항

By | 2007-04-21

아침에 눈을 뜨니 6시 반. 오늘은 토요일. 흠흠. 더 잘까? 뭘 할까 하다가 이왕 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난 거, 동해로 가자! 결정.
벌떡 일어나서 씻고 컴 켜서 어디로 갈지 대충 검색해보고 7시 반에 출발!
영동고속도로타고 낙산사 갔다가 오늘부터 복사꽃 축제가 열리는 복사꽃마을 구경가기로 하고 시간이 되면 근처 항구나 바닷가 들렀다가 오기로 하고 일단 기어 나감.
10시 50분 현남톨게이트 통과해서 첫번째 4거리인 지경사거리에서 속초방면 좌회전해서 북쪽으로 가다가 38선휴게소에 도착. 38선 근처에 있어서 이름이 저런가? ㅇㅇ해수욕장 바로 뒷편에 있어서 전망이 꽤 좋은 휴게소. 단체관광온 아주머니들이 장식용으로 서 있는 돌 하르방 코를 만지면서 “아니~ 뭐하러 만져? 아들 또 낳을라구?” “꺄르르.. 아니 우리 며느리, 아들 낳으라구” 하신다.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시길래 찍어 드리고.
38선휴게소
[38선휴게소]

휴게소에서 나와서 7번국도타고 계속 북쪽으로 가다보니 낙산사, 낙산도립공원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재작년 큰 불로 거의 다 타버렸다는데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복원이 되었을까. 대체 얼마나 탄 것일까.
절 후문쪽에 차를 대고 들어가다보니 포크레인도 보이고 한창 공사중이어서 어수선하다. 기념품 가게 바로 앞에서 오홋! 무료 국수 공양을 하고 계신다. 금강산도 식후경. 식당으로 들어가서 포개진 그릇을 하나 집어들고 배식(?)하시는 보살님한테가니까 국수한덩이와 국물을 부어주신다. 옆에서는 양념장과 김가루를 얹어주시면 각자 입맛에 맞게 잘게 다진 김치를 떠서 국수위에 얹어 먹으면 된다.
국수
[낙산사의 국수공양]
자기가 먹은 국수 그릇은 스스로 설거지 해놓아야 한다.
설거지 하는 곳
[설거지 하는 곳]
배도 든든하겠다. 이제 낙산사 안으로 들어가보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런이런. 식당 바로 뒷편부터 재작년 산불의 처참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불에 탄 나무들을 베어낸 흔적
[불에 탄 나무들을 베어낸 흔적]
온통 불에 탄 나무들을 잘라내어 밑둥치만 남은 죽은 나무들이 가득하다. 아마 저 나무들을 뽑아내지 않은 것은 산사태의 위험 때문이 아닐까 싶다.
홍련암 쪽으로 가다보니 길 옆 절벽에 난 나무들도 불에 그을린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대부분 소나무들인데 불에 그을린 나무들은 다 죽어서 갈색으로 마른 솔잎만 몇몇 가지에 붙어 있을 뿐.
불에 탄 나무
[불에 탄 나무]
홍련앞 앞에는 물이 계속 나와서 고인 커다란 돌로 만든 샘물이 있다. 아니 마시라고 만든 샘물에 동전 던져 넣는 놈들은 대체 뭐냐. 그렇게 빈 소원, 참 잘도 이루어지겠다.
샘물 속 동전
[샘물 속 동전]
홍련암 앞에서 본 바다.
홍련암 앞 바다
해수관음상 앞에서 본 원통보전 쪽. 다 타버려 완전히 민둥산이 되어 버렸다.
해수관음상 앞에서 본 모습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채 낙산사에서 나와 복사꽃 마을로 출발. 7번국도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주문진4거리에서 삼교리, 장덕리 방면으로 우회전해서 2~3킬로미터 정도 가니까 복사꽃마을 도착.
오호, 이게 바로 복사꽃 그러니까 복숭아나무 꽃이로구나. 아주머니 아저씨, 어르신들은 먹고 마시는데 열중. 젊은 것-_-;들은 쌍쌍이 사진 찍기에 열중.
복사꽃마을
400픽셀로 줄이니까 그다지 감흥이;;;
복사꽃마을
그 동네에서 나오는 고춧가루, 감자가루, 병에 담은 복숭아 통(?)조림, 사과 등을 팔고 있었는데 사지는 않았음. 살림하는 사람이 보고 사야 실수가 없는 법.
복사꽃마을에서 나와 집으로 갈까 하다가 현남IC 바로 앞이 남애항이니 잠깐 들렀다 가기로 함, 남애해수욕장과 남애항 중간에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애매한 부두가.
남애항 근처
요 부두에서 나와서 500미터쯤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바로 남애항.
남애항
[남애항]
갈매기가 날아가길래 냅다 촛점도 안맞추고 찍었는데 어럽쇼. 꽤 그럴싸 하게 찍힘.
갈매기
남애항표 갈매기
남애항을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어슬렁거리다보니 배가 출출. 혼자 여행가면 밥 먹기가 영 거시기한데, 오늘은 큰 맘먹고 남애항의 한 횟집으로 돌격;
식사꺼리로 뭐 있냐고 하니까 물회와 회덮밥이 있단다. 물회는 한번도 안먹어 봤기 때문에 회덮밥 선택. 가격은 1만원. 흠흠. 회사 근처에서 점심때 먹는 회덮밥은 5천원인데. ㅠㅠ 비싸구만!
회덮밥을 시켰는데 바지락과 풋고추,양파가 들어간 냄비를 올려놓은 휴대용가스렌지를 가져오신다. 끓을 때랑 먹을 때 바지락 껍데기가 부딪히는 소리 때문에 왈가닥국이라고도 하는…
바지락 국
잠시 후 회덮밥이 나왔는데, 이거 뭐, 산(山)이다 산. 공기밥 냅다 흔들어서 뒤집어 엎으니 밥공기에 밥알 하나 안남기고 회덮밥 그릇에 밥 덩어리가 얹힌다. 초고추장 줄줄 짜 넣고 밥을 으깨어 비비기 시작하는데 휴. 어찌나 회가 많던지 밥이 적게 느껴진다. 거짓말 살짝 보태서 밥알이 간간히 섞인 회 무침을 한 사발을 먹은 듯하다. ^_^v
7번국도와 나란히 나 있는 해안도로타고 다시 현남IC쪽으로 가다보니 IC쪽으로 꺽기 직전에 바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철조망을 열어 놓은 곳이 있다.
젊은 커플들, 부부, 불륜들 눈치 보면서 꿋꿋하게 조개껍데기도 줍고;; 그림자 셀카도 찍고..;;
그림자 셀카
당일치기 궁상 여행 후기 끝!

5 thoughts on “낙산사, 복사꽃마을, 남애항

  1. 새벽웹캠테스트녀

    낙산사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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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돌쇠

    낙산사… 다시 가고 싶지만 남아있는게 없다니 아쉽기만 하군.
    부디 혼자다니는 여행을 어서 청산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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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asoolim

    지난주에 가보니, 화마의 상흔은 많이 사라졌더군요.
    그리고, 국수는 못먹었어요. 점심 즈음에만 제공하는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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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Pingback: 물만 있으면 하여튼 동전들은… : @hof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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