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넘게 안보이던 길냥이가 며칠전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 초에도 그랬던 것처럼 어디가서 새끼를 낳고 젖먹이느라 꼼짝못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위태위태한 삶이 어떻게 잘못된 것이 아닌지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던 기간이다.
애정을 갖고 해야하는 일이지만 길냥이를 챙겨본 사람들은 정을 주지 말라고들 한다. 고양이라는 동물의 특성이 그러하고 그 녀석이 살고 있는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또 같은 구역에 어슬렁거리는 다른 고양이들과의 관계에 따라서 편안하게 밥을 먹고 갈 수도 있고 아니면 눈치를 보거나 심지어 그 구역을 떠나게 될 수도 있다.
아침에 차 밑에서 기다리는 녀석에게 사료봉지를 펼쳐두고 나가면 20분 뒤 아내가 출근할 때 녀석은 몸을 쭈욱 늘이며 차 밖으로 나와서 쳐다보고는 아내가 멀어지면 다시 차밑으로 들어간단다. 설명하는 아내의 표정을 보면 녀석은 마치 영화속에서 거칠게 껌을 씹어대는 양아치 모양으로 사료를 우물거리면서 나오는것 같다.
겨울에는 어떻게든 겨울만 잘 버텨라…하는 심정으로 사료를 놓아주었고 새 사료 한 푸대를 사오면서는 어딜 갈땐 가더라도 이 사료는 다 먹고 가거라… 하는 마음이다.
지금은, 따스한 봄이 오면 또 작년처럼 동사무소 뒷편에서 새끼를과 햇볕 쪼이는 모습이나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