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이와 2년

By | 2017-10-30

야옹이 녀석을 데려온지 얼추 2년이 지났다.
내가 식탁의자에 앉을 때 종종 오른쪽 다리를 양반다리처럼 올리고 먹곤 하는데 가끔 녀석이 오른다리 위로 뛰어 올라올 때가 있다. 참 희한도 하지. 어쩜 그렇게 착지할 때 충격이라고 해야되나. 그런거 없이 정확하고 매끈하게 올라오는지 모르겠다.
방향성을 가진 물체가 이동해서 정지할 때 생길 수 있는 덥석 이라든가 쿵 이라든가하는 느낌 대신에, 어느 순간까지는 고양이가 없다가 착지한 이후로 고양이가 있다, 하는걸 느낄뿐이다.
녀석도 가끔 그러니까 100번중 1번꼴로 실수라는걸 하는데, 착지하다가 미끄러질때 본능적으로 발톱을 내세워 뭐라도 붙잡기 마련이지만 여태 발톱을 내민적이 없다. 그러니까 뭉퉁한 고양이 발바닥으로 주루륵 미끄러져 내려갈지언정 발톱으로 상처를 입히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발톱 내밀었을 때 주인(이든 또는 집사, 또는 사냥할 줄 모르는 덩치 큰 바보동물이든)이 다칠 수 있다는걸 알고 그러는건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무르팍을 착지 지점으로 내어주는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고마운 일이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