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얼마나 거부의사를 밝혀야 하나

By | 2017-11-01

얼마전부터 신한카드의 앱카드에서 위치기반 실시간 혜택알림을 받으라는 인라인팝업창이 뜨기 시작했다. 내겐 필요없는데다가 쓸데없이 사람을 귀찮게 할 우려가 있어서 거부하기로 하였다. “일주일간 보지않기”에 체크하고 오른쪽 위 X버튼을 눌러 닫았다. 며칠 후 팝업창은 또 떴고 다시 체크하고 창을 닫았다. 이렇게 하기를 몇번 반복하고 나니 부아가 치밀기 시작했다. 대체 고객은 그 기능이 필요없으니 나에게 안내창을 보여주지 마시오 라는 의사표현을 몇번을 해야하는 것일까?
게다가 나는 이미 해당앱이 제공하는 설정메뉴에서 “알림메세지 수신동의 설정”과 “위치기반서비스 동의설정” 두 항목 모두를 “동의안함”으로 설정해두고 있다. 이미 앱의 글로벌 설정에서 두 항목을 거부해놨고 폰의 설정에서도 알림을 꺼놨고 팝업창에서도 동의하지 않음을 선택했음에도 고객은 앱결제를 하려면 동일한 팝업창을 수시로 봐야하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매번 해야 한다.
“일주일간 보지않기” 뿐이니 1년간 52번 팝업창을 봐야하며 동의하지않음에 체크하고 X표시를 눌러야 한다. 104번 터치. 이론상 그렇다. 실제로는 10월 30일에 이렇게 팝업창을 닫았지만 11월 1일 오늘도 팝업창이 떴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것일려나? 귀찮은 정책에 오류까지 더해졌으니 당해낼 도리가 없다.
어제 신한카드에 전화해서 이 정책에 대해 문의해보니 모바일팀 상담원이라는 이가 내부 확인 후, 해당 마케팅 동의자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정책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회신해왔다. 계속 팝업창을 푸쉬하겠다는 이야기다.
일단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를 신청했고 신한 앱카드로 결제하던 건들을 카카오 체크카드와 페이코로 옮기기로 하였다.
아울러 우측 상단 X가 일주일간 보지 않기 체크박스 체크가 반영된 “확인”의 의미인지 그냥 창만 닫는 “취소”의 의미인지도 사람에 따라 헷갈릴 수 있다. OS에서 제공하는 대부분 안내 팝업창 귀퉁이의 X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창이나 닫아버려 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건 일단 니네 앱을 사용함으로써 귀찮지 않았으면 좋겠고 불필요한 클릭(터치)질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고객의 의시표현을 존중해줬으면 하는거다. 생각해봐라. 폰에 깔린 수십, 수백개의 앱들이 모두 며칠마다 위치기반 서비스에 동의해달라고 팝업창을 띄우고 두번씩 터치해서 닫아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나.
앱, 서비스가 사업상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지만, 고객의 귀찮음에 대한 인내심을 시험해서는 안된다.
[업데이트@2018//4/29]
오늘 앱을 켜보니 언제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30일간 보지않기로 바뀌었다. 횟수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1년에 12은 거부의사를 밝혀야 하는 것이로구나. 제대로 동작한다는 가정하에.

2 thoughts on “고객은 얼마나 거부의사를 밝혀야 하나

  1. screenplay

    저도 매번 반복되는게 빡쳐서 동의해주고, 아이폰 위치설정에서 꺼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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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f Post author

      screenplay// 그런 방법이 있군요. 부득이 앱카드 실행할 때를 대비해서 기억해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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