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엔가 마트갔을 때 본 즉석밥이 저렴하길래 냉큼 사왔다. 전자렌지에 뎁혀서 뜯어보면 밥 양이 약간 적은 느낌이었는데 알고보니 이건 180그램짜리. 보통 먹던건 210그램짜리.
뭐 과자도 그렇고 모든 식음료가 그러하듯 용량이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건 이상한게 아닌데 이 즉석밥은 용기 크기며 포장, 디자인이 똑같고 작은 글씨로 써 있는 무게로만 차이점을 알 수 있었다.
포장지 중간쯤 가로로 된 빨간 선 바로 위에 써있는 무게를 빼면 두 즉석밥 용기 크기는 동일하고 포장지도 동일하다. 묶음판매용이라는 글씨가 노란색과 연두색으로 다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마크가 붙어있고 없고 차이가 있는데 이걸로 제품 무게를 구별하라는 용도는 아닐테고.
밀봉된 비닐뚜껑을 떼어내고 밥을 보면 차이가 난다. 180그램짜리가 3~5mm 정도 밥이 담긴 높이가 낮다.
해당 회사 고객상담실에 문의해보니 명확해졌다. 210그램, 200그램, 190그램, 180그램 4가지 용량이 있고 모두 210그램짜리와 동일한 용기에 담겨 판단다. 동일 용기, 동일 포장에 저렇게 차이나는 용량을 담아서 판매하면 고객이 혼란스럽지 않겠느냐고 하니 건의하겠다고 한다. C/S 업무일지에 한줄 올라가긴 하겠지만 무게감 있게 전달될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제품의 용량을 변경하고 어떤 포장을 해서 어떻게 팔지는 이미 머리 좋은 양반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회의하고 결재올려서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담원은 통화시에 양이 적으면 값이 싸다고 말했는데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내심 용량 써 놓은걸 미리 체크하지 못한 니 책임도 있다는 뉘앙스를 전달할 필요는 없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