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기억에 남는 이미지 2장을 저장해둔다.
먼저 마스크5부제에 해당하는 출생년도와 구입가능 요일을 표로 만든 이미지.
마스크 5부제가 발표되고 3월초에 부산의 어느 약사가 손가락별로 태어난연도 끝자리와 요일을 매칭한 그림을 그려올린게 화제가 되었는데, 이 표도 그 즈음에 같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 손가락그림을 보고 풀어서(?) 이 표를 만든것인지 아니면 5부제 뉴스만 듣고 따로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손가락 그림은 원리를 설명하고 손가락에 개인별 출생년도와 판매요일을 할당해서 그림을 보면서 자신이 구매할 요일을 파악하게 해 두었고 이 표는 90세까지 출생년도별 구입요일을 표로 그려 둔 것이다. 이 표에서 아쉬운 점은 상하방면으로 연도와 요일이 짝을 이룬 것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게 그렸다. 사실 상하방면은 모두 동일한 요일이기 때문이기에 헷갈릴 염려는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요일을 모두 달력 맨 위 요일처럼 한줄로 합쳐도 되었을 것이다. 더 단순화하고 구조화한 후에 이해를 돕기 위해 각자의 손바닥을 보면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약사의 손가락 그림일테고.
사실 손가락 요일 그림이 진화의 끝판왕인데 맨처음에 바로 나와버렸다. 이 바둑판 모양의 표는 마치 “나는 밥을 먹었다”라는 문장을 “나는 그러니까 밥, 즉 쌀에 물을 넣고 끓여 만든 우리의 주식인 바로 그 밥이라는 것을 먹었다고 말하는 바입니다, 라고 나는 글씨를 썼는데 네가 그 문장을 읽고 한번 해석해서 한마디로 말해보거라” 같은 느낌이랄까.
코로나 시국에서 기억에 남는 또 한장의 사진. 바로 총선 때 개인장갑을 지참해서 환경을 살리자는 선동문.
코로나 시국에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 환경 문제가 되는 것은 맞으나 그렇다고 개인장갑을 착용하고 투표를 하러 오라는 선동은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예다. 일회용 장갑을 끼지 말자면 집에서 쓰던 장갑을 끼고 와서 투표하라는 이야기인데 그 장갑의 바이러스에 대한 무결성은 아무도 입증할 수가 없다. 이번 21대 총선의 유권자수는 4399만명이다. 이 사람들이 각자 사용하던 장갑을 끼고 나오면, 이들은 모두 투표 전날이든 락스에 미리 담가두었다가 깨끗하게 장갑을 빨고 바짝 건조시킨 후 투표날까지 오염되지 않게 비닐봉투에 담아 보관했다가 들고와서 투표 직전에 봉투를 개봉하고 장갑을 꺼내어 착용 후 투표를 해야 했다. 4천여만명의 사람들이 모두 이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게다가 비닐장갑을 쓰지 말자는 것이니 털장갑,가죽장갑,목장갑 등을 준비해오라는 이야기인데….이 장갑을 아무리 깨끗하게 소독하고 건조했다 한들 주머니에 넣고 꺼내면서 손으로 만지는 순간 오염된다. 그렇다고 담아올 비닐봉투보다 투표소에서 나눠주는 비닐장갑이 비닐을 더 소모하는건지도 확실치 않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아이디어는 좋으나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명분은 좋으나 실현될 수 없는 계획이다. 퍼져나가는 그림을 보며 성취감은 있을지언정 더욱 지역사회를 감염병 위험에 빠뜨리는 잘못된 행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