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가 되기 전에 출발했다. 첫 목적지는 속초 물회집. 아침 10시 전에 도착했는데도 주차장이며 건물이며 바글바글하다.
나와 아내 모두 물회는 처음 먹어보는데 먹고보니 ‘그냥 그렇다.’였다. 우린 물회보다는 코스트코 광어회가 낫겠다.
다음으로는, 마늘빵으로 유명하다는 어느 빵집을 찾아갔는데 저멀리 보기에도 이미 줄 서 있고 주차도 헬이었다. 그 빵집 주변의 가게란 가게마다 빵집 차량 주차금지라는 입간판을 하나씩 세워두었고 빵집 지나서 도로변에도 비상등 컨 차들이 주욱 늘어서서 대기중이다. 오프라인 제품과 서비스 품질에 주차점수도 꼭 끼워넣는 내 입장에서는 그 빵집은 패스.
그 다음 코스로 들른 카페는 작년에 갔던 바다정원에서 30초정도 더 들어가면 있는 나폴리아 카페. 작년 화재로 전소되었고 푸드트럭같은 카페가 대신하고 있었다. 바닷가 앞에 몇개의 테이블을 마련해 두어서 커피 한잔을 시켜 마셨다.
땡볕이었으면 더웠겠지만 장마 끄트머리의 구름 덕분에 한동안 앉아 있었다.
소화도 시킬겸 “외옹치항 바다향기로”에서 바닷가 옆 돌산에 놓인 데크를 따라 산책했다. 왕복 1킬로쯤 됐을라나.
다음 코스는 대포항으로 오징어 순대를 먹는 것. 예전 기억으로는 오징어속에 양념을 넣고 찐 후 썰어내오는 것으로 알았는데 속초의 특징인지, 이걸 한번 구워내온다.
가게 이름에는 다른 해산물 이름이 들어가 있되 오징어 순대가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갔다. 찾기 어려웠을 때 포기했어야 했는데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어렵게 찾아간 식당은 무척 더웠고 더러웠다. 가게의 모든 기물과 비품의 틈마다 떡진 더러움이 묻어있었다. 가게 이름대로 여자 어르신 두분이 운영하셨는데 아무도 마스크는 쓰지 않으셨다. 후라이팬에 구운 오징어순대는 순대 속이 누룽지처럼 딱딱해져 있었는데 혹자는 그런 식감이 좋다고도 했으나 기름에 구워 딱딱해진 양념의 맛은 무엇을 넣고 구워도 비슷하지 않을까. 바로 옆 튀김상가에서 사먹은 새우튀김도 동네 시장에서 파는 새우튀김만 못했고.
낙산사는 올라가는 주차장 아래부터 차들이 밀려있어서 빠른 포기. 역시 피서철은 피서철이다. 고속도로 타기전에 동산해수욕장 등대쪽만 한번 더 둘러보고 귀갓길에 올랐다.
코로나 사태로 사람 많이 모인 곳은 피한다고 피했는데 피서철에 그런 곳을 찾긴 어려웠다. 하긴 긴 장마 끝나는 날인데다가 임시공휴일 끼어 3일짜리 연휴니 쏟아져 나올 사람들은 다 모인듯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