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안 추워요? (또는) 안 더워요?

By | 2023-09-21

얼마전 간난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외출하면 사람들이 아이의 옷차림에 대해 덥다느니 춥다느니 참견이 많은게 스트레스라는 을 본 적이 있다. 애가 더운지 추운지는 항상 쳐다보고 만져보는 엄마가 잘 알지 이제 만난지 1초된 평생 모르던 사람이 잘 알겠는가.

남이 입은 옷을 보고 너무 덥지 않느냐, 너무 춥지 않느냐고 묻는건 애들한테만 하는 이야기는 아닌가보다. 올 여름에 감기기운이 있어서 에어컨 바람 막으려고 얇은 긴소매 남방을 팔 걷어 입은 날이 있었는데, 직원 하나가 아휴 덥지 않아요?? 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이 양반은 가끔 덥지 않느냐 춥지 않느냐 하며 옷차림에 대한 스몰톡을 즐겨 하는 편. 딱히 뭐라 말을 이어가기가 난처한 질문이다.

옷차림이란게 더위나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있어서 계절보다 조금 빠르거나 늦을 수 있지 않은가. 몸 컨디션이 안좋아서 겉옷을 하나 더 입을수도 있고 열이 나서 한겹 벗을 수도 있고. 그냥 그 옷이 편해서 입을 수도 있고. 더위,추위를 막는 것보다 예쁘고 멋지게 옷 입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아니면 아직 옷장에서 가을옷을 꺼내기 전이라든가 여름 옷을 꺼내기 전이라든가 그럴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그 옷은) 덥지 않아요? 라고 물으면 그러게요 제가 더운데도 계속 긴 소매 옷을 입고 있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할리가 있겠는가.

식사하셨어요? 같은 질문은 밥 때는 놓치지 마시라는 덕담이라고 보는 편인데, 입은 옷이 춥지 않느냐 덥지 않느냐 같은 질문은, 아니 당신은 지금 날씨에 걸맞지 않게 이런 옷을 입은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 같은 느낌이 든다.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인생의 진리처럼 각자가 입은 옷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은 모르는 것이다. (뭐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써 놓으니 겨울에 반팔입고 여름에 패딩입는 사람같아 보이는 단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