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된 블랙박스용 보조배터리 교체

By | 2023-09-22

2016년 가을에 블랙박스용 보조배터리를 장착했다. 주차녹화시 차량의 시동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블박을 위한 전용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기 위해서였다. 용량 20,000mAh 짜리였고 몇번의 테스트를 해보니 모션감지 주차녹화시 약 75시간 정도 녹화가 가능했다. 잘 써오던 녀석이 며칠전부터 이상해졌다. 출근하려고 준비하는 도중에 블랙박스가 종료됐다는 알림이 온 것. 지난밤 주차한지 약 12시간만에 보조배터리가 소진된 것이다. 어차피 70시간 이상을 주차녹화하는 일이란 거의 없기 때문에 지난 세월 어느 정도 배터리 상태가 나빠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다음날은 또 괜찮길래 일시적인 현상이었나보다 했으나 오늘 아침 주차 후 3시간만에 전원이 차단되어 블박이 종료됐다는 알림이 또 왔다.

차에 가보니 블박이 꺼져있어서 시동을 걸었다. 보통 시동을 걸면 배터리에서 발전기로 전원공급원이 바뀌므로 14볼트 이상이 나와줘야하는데 블박 화면에 표시된 전원은 10볼트 언저리. 전압이 올라가기는 커녕 1분여마다 0.1~0.2볼트씩 떨어지더니 시동을 건지 5분쯤 지나니까 9.4볼트까지 찍힌 후 블박이 꺼져버렸다. 전원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았다. 보조배터리가 완전히 수명을 다했거나 고장났구나 싶었다. 장착점에 전화로 설명하니 보통 리튬인산철 보조배터리 수명이 5년정도라고 한다. 그러고보니까 장착할 당시에도 2,000회 충방전 가능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매일 충전(주행)하고 방전(주차)를 하니 5년 반 정도에 그 횟수를 다 채우고도 1년 반을 더 동작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배터리의 천수를 누리고 조용히 잠들어 버린 것이다. 그간 야간 주차시 앞범퍼를 박힌 일과 얼마전 뒷범퍼 박힌 일 모두 주차중 녹화로 기록이 남은 것이니 그간 톡톡히 제 몫을 다 해낸 것이다.

보조배터리는 차량의 시동배터리와는 연결되어 있지 않으니 주차중 녹화를 할 도리가 없었고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원래 그런 것인지 차량 시동시에도 전원이 연결되지 않았다. 당시 장착점에 새 보조배터리를 오늘 장착하러 가겠다고 예약하고 점심 먹자마자 바로 출발했다. 블박이 켜지지 않은 차량이니 더욱 조심스럽게 운전할 수 밖에 없었다. 1시간 반이 좀 안되는 거리인데, 1시간쯤 운행하다보니 갑자기 블박에 전원이 들어오면서 켜졌다. 1시간여를 충전하니 블박이 켜질만큼의 전류가 모였나보다. 그러나 전압은 12볼트 언저리에 머물렀다. 원래는 주행시작하면 바로 14볼트쯤으로 입력전압이 표시되어야 한다. 그러고보니, 완전히 수명을 다해서 폐기하러 가는 길에 원래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려서 모인 전류로 겨우 블박을 부팅시키고 그 마지막 여정에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해준 것이라 생각하니, 비록 무생물이라 하더라도 고맙고 기특하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고마웠다.

기존 보조배터리를 탈거하고 새 보조배터리를 장착하였다. 이번엔 저번보다 1/3 정도의 적은 용량이다. 용량이 적다보니 24시간 정도 모션 주차녹화가 가능하다. 처음 차를 샀을 때는 출퇴근 패턴에 따른 주차 시간도 차이가 있었고 새 차다보다 다소 넉넉한 용량의 배터리를 구입한 면도 있었다. 요즘은 30분운행-12시간 주차 정도의 패턴을 반복하니 큰 무리가 없을테고 장기간 주차를 해야할 때는 블박에 부가적으로 설치한 레이더가 활성화된 저전력 충격감지 녹화 상태로 두면 약 2주이상 주차시 충격감지가 가능할 것으로 계산되니, 종종 보완적으로 사용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