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형네 노묘의 후견인 되기

By | 2019/09/3

요즘 월요일마다 고속도로 장거리 운전을 하는 H형이 오후에 메신저로 이런다.

‘월요일마다 사로잡히는 걱정이 있는데 혹시나 출근길에 내가 잘못되면 우리 집 노묘녀석은 어찌되나 걱정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 손에 키워진 녀석이라 사냥도 잘 못할뿐더러 했다하더라도 먹지는 않더라, 호프님 내가 잘못되거들랑 우리 노묘녀석을 챙겨주시라 ㅠㅠ’

아깽이때부터 십여년을 함께 살아왔고 사람 나이로 치면 칠순즈음이 된 가족같은 녀석의 밥을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이 0.0000001%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문득문득 드나보다. 그럴 일이 없겠지만 행여나 여차저차하면 녀석 여생 마칠때까지 거두겠다고 약조를 하였다. ㅎ… 말하자면 대부라든가 후견인이라든가 작은 아버지가 되는 셈인가;

강아지든 고양이든 키우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녀석들의 수명이 인간의 평균수명보다 짧기 때문에 먼저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기 싫다는 경우를 자주 본다. 반대의 경우로 노화든 무슨 연유에서든 녀석들보다 먼저 떠나야할 경우에 그 이후에 대한 걱정이 되는 것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슬픈 일이야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최대한 그 이별의 순간이 멀리 있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녀석들이 먼저 떠나면 그 슬픔은 본인이 감당하면 되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면 이렇게 누군가에게 나 없는 우리 고양이를 부탁해두는 것도 어쩌면 괜찮은 생각같다.

생각해보면 그런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도 다행이고 그런 부탁을 받을 수 있는 사이라는 것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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