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녀석의 화장실에 벤토나이트 모래를 처음부터 4년여간 써 왔다. 모래가 부서지면서 가루도 날리고, 배송이나 처리시 무게도 있고 하여 두부모래는 어떨지 궁금했다. 벤토나이트를 쓰던 화장실을 싹 비우고 두부모래를 부어보았는데 웬걸, 제품속 뽀얀 가루가 은근히 많은 편이다. 벤토나이트모래를 부었을때보다 더 많은 흰 가루들.
두부모래로 교체한 후 얼마 안있다가 야옹이 녀석이 한동안 화장실 냄새도 맡고 발로 휘어저도 보고, 화장실 앞에 웅크려 있었다. 잠시 후 들어갔다 나오길래 살펴보니 쉬야였다. 잘 적응했나 싶어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후로 12시간 이상 화장실을 가지 않았다. 화장실 앞에서 웅크리고 두부모래를 뒤적이고 낑낑소리를 내고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끝.
이리저리 찾다보니, 두부모래를 쓰다가 벤토나이트 모래로 바꾸는 경우는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두부모래 특유의 냄새도 있고 모래와 다르게 푹푹 꺼지는 바닥도 안정적인 배변의 방해요소일 것이다. 적게 붓자니 화장실 바닥에 변이 묻을 것이며 많이 붓자니 한도끝도 없이 발이 빠질테니 난감한 일이다. 고양이란 애시당초 맨 땅의 흙이나 모래위에 용변을 보고 덮는 습성이 있는 동물인지라, 현실적으로 벤토나이트 모래가 가장 편안한 용변처일테고 두부모래나 우드펠렛 등은 다른 용도에서 전용해온것이거나 부산물의 활용처로 발굴해낸 용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시 여러 종류의 화장실 모래를 두고 고양이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종 특성상 본능적으로 벤토나이트 쪽을 향하지 않았을까.
각 제품간 성분, 성상의 편차의 폭도 넓어 장기적으로 사용한다고 봤을 때 제품 교체를 해야할 상황이 오면 골치아플 것 같기도 하였다. 결국 두부모래 교체 후 반나절만에 다시 벤토나이트 모래로 되돌아왔다. 내키지 않는 화장실 때문에 소변을 참다가 방광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다.
[업데이트]4월5일
두부모래로 바꿨다가 다시 벤토나이트 모래로 바꾼 후 첫 응가까지 약 50시간이 걸렸다. 4년여동안 써온 모래바닥이 잠시나마 황당한 질감과 냄새로 바뀌었던 충격이 컸던게 아닌가 추측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