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essage의 보관기한을 줄였다.

By | 2023-07-19

메시지앱을 아이클라우드에 저장시켰더니 10기가 가까이 용량을 차지했다. 99%는 아내와 주고받은 텍스트와 이미지들일텐데. 이 이미지를 일괄 삭제할 도리가 없었다. 마트가서 이거 살까 저거 살까 했던 사진. 집근처 어느 식당이 문을 닫았거나 새로 개업한걸 봤을 때, 오늘 먹은 점심 메뉴라든가, 인터넷으로 이거 좀 주문해달라고 하는 캡쳐 이미지, 이모티콘 대신 보내는 움짤 등이 아마 수천장은 쌓여있을게다. 몇개인지 셀 수도 없고 검색할 수도 없는 이 이미지들은 일괄로 지울 수도 없어서 하나 하나 터치해서 선택해서 지워야 했다.

마치 리듬게임을 하듯 하나하나 십여개를 선택하고 화면 끌어 올리고 또 선택하는 작업을 반복하다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오래된 메세지 중에서 혹시라도 검색할 일이 있을까 싶어서 전체 메세지를 보관한다고 해놓긴 했지만 과연 그렇게 오래된 대화중에서 뭔가를 되짚어 검색해본 일은 없었다. 중요한 일이라면 당장 했거나 캘린더에 적어놨고, 구입할 것이라면 구입했을 것이고, 공을 들여야하는 중요한 계획이면 할일 관리 앱에 넣었고, 중요한 사진이면 구글포토에 올렸고, 기억해야할 페이지면 스크랩 앱에 넣었거나 북마크 해 두었을테다. 몇주 전의 일 정도는 되찾아 보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1년보다 더 전의 대화를 찾아본 일은 별로 없다.

경험상, 메시지 앱에서 텍스트 검색을 제대로 해주는 것 같지도 않고 정확한 텍스트가 아니면 검색도 안된다. 차라리 upnote에 카테고리(노트북)를 하나 만들어서 모아놓고는 검색해볼 법한 관련 태그를 추가로 다는게 낫다. 아이폰의 설정 → 메시지 → 메시지유지를 1년으로 지정했다. 아이클라우드에서 메시지 앱이 차지하던 용량도 9.7GB에서 2GB로 줄었다.

사용하지도, 찾아볼 수도 없이 영원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데이터를 정리하니 달라진 것도 없고 아이클라우드 용량만 벌었다. 기간 제한을 두지 않았다면 9.7기가에서 무한정 늘겠지만 이젠 1년치만 남기고 자동 삭제될테니 사용량도 현재 2기가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