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처음 쓰기 시작한지 오늘로 20년이 되었다. b2로 시작했고, b2가 wordpress와 b2evolution으로 갈라질 때 wordpress로 갈아타서 쭈욱 유지하고 있다. 블로그로 인연이 되어 블로그 업체에 들어가게 됐고 팔자에 없는 포탈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 사이 가정도 꾸리고 이사도 했다.
인터넷 서비스의 흥망성쇠가 블로그 서비스라고 예외는 아닐터. 그 동안 이글루스,블로그인,야후블로그,엠파스블로그,다음블로그,파란블로그…. 수많은 블로그 서비스들이 사라졌다.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다른 서비스로 이사한 이들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이 블로그를 떠났을 것이다. 몇년간 공들여 기록해온 일상과 거기서 교류했던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 이들이 다시 처음부터 새로 글을 쓰기 시작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워드프레스로 돌리고 있으니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서비스가 문닫는 일은 없을 것이다. 초창기엔 하루에 몇개의 글도 올린 적이 있었지만 이젠 그저 한달에 하나씩 이라도 빼놓지 말고 쓰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오랫동안 편안하게 쓰기 위해 애드센스는 다 뺀지 오래됐고 말투는 평어로 정착했다. 애드센스를 내린 결정적 계기는 가끔 표출되는 성인 광고 때문이다. 광고로 얻는 수익보다는 짜치는 성인 광고로 인한 스트레스와 민망함을 견디기 힘들었다. 내리고 나니 만사가 평안하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 분명 누군가 보긴 하겠지만 누군가가 보는 것 보다 내가 남기는 나의 기록이 더 중요하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서버나 새 컴을 셋팅할 때 제일 먼저 참고하는게 예전에 남겼던 내 블로그 글들이기도 하다. 내가 나의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마치 일기장처럼, 편한 말투를 사용한다.
댓글은 여전히 비로그인 기반으로 유지하고 있다. SNS로그인 같은건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만 달라진 것 하나는 방문자 댓글에 대한 태도인데, 예전에는 광고 스팸이 아닌 이상 절대로 댓글을 지우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별 희한한 시비를 거는 댓글이나 악플이 드물게 달리기도 했다. 그래도 지우지 않고 두었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내 블로그에 누군가가 배설해두고 간 댓글을 내 돈내고 호스팅하면서 보관하고 있는게 웃긴 일이었다. 그 사람은 한번 내뱉고 가면 자기가 어디에 무슨 댓글을 달았는지도 기억못할텐데 나는 그 댓글을 내 돈내고 영원히 내 블로그에 보관해주고 있던 것. 요즘은 악플과 헛소리 댓글은 지우고 잊는다.
퍼머링크는 예전 “b2/index.php?p=숫자” 구조에서 “/숫자” 구조로 바꾸고 예전 주소로 온 트래픽은 새 주소로 리다이렉트 시키고 있다. 규칙에 어긋난 주소들은 자동 리다이렉트가 되지 않는데 보일때마다 새 주소로 고쳐놓고 있다. 산골짝 자연인이 조약돌 탑을 쌓고 유지보수하는 느낌이다.
처음에 호프님 뵀었을 때 20대였는데, 이제 저도 40대 중반이네요. ^ㅅ^;;
건강&건승하시길…
리디// 그렇게 됐지요. 세월 빠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덕담 감사합니다.
20주년 축하드립니다!
박제권//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저도 20주년 축하드립니다. pe.kr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