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하게 되거나 다른 일 때문에 늦게 귀가하게 되면 고양이 녀석이 깜깜한 집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는게 늘 마음에 걸렸다. 요즘 스마트 스위치들 나온게 많으니 이것저것 좀 찾아봤는데. 기존 쓰이는 스위치처럼 기계적으로 딸깍~ 껐다 켜는게 아니고 살짝씩 누르게 되어 있는 작은 버튼들이 달려 있었다. 생각해보니 스위치는 99.9% 필요에 따라 수동으로 사용할테고 아주 제한적으로 가끔 원격으로 제어만 하면 됐는데. 이렇게 드문 경우를 위해 자주 쓰는 동작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울러 아이폰용 앱이 없거나, 있다하더라도 앱 소개 페이지의 화면 캡춰들을 보면 조잡했다. 무성의하고 후져보이는 앱들. 일단 보류.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스위치봇이다. 계란 반개쯤 되는 크기의 작은 장치인데 옆구리에서 작은 부품이 튀어나와 물리적으로 기존 스위치들을 눌러주는 역할을 했다. 스위치봇 하나만으로는 스케쥴에 맞춰 껐다 켰다를 하거나 블루투스로 원격 제어가 가능했고, 와이파이를 받아 다시 신호를 전송해주는 허브를 추가하면 집 밖에서도 앱을 통해 원격으로 봇 제어가 가능했다. 스위치봇 + 허브를 구입해서 장착해보니 이거이거 훌륭하다. 예정에 없이 귀가가 늦을 때 집 밖에서 집안 조명을 켤 수 있게 되었다. 아침 일어나는 시간에 워치에서도 기상알림 진동이 오지만 같은 시간에 거실 전등이 켜지게 해 두었더니 이 또한 훌륭한 기상알림이 되었다.
어차피 허브는 구입했으니 내친 김에 스위치봇을 하나 더 구입했다. 아내가 집 문을 열고 들어올 때 늘 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데 이유는 도어락 열쇠를 갖고 다니기 불편해서였다. 예전부터 그랬기 때문에 블루투스가 지원되는 스마트 도어락으로 바꿀까, 지문인식 도어락으로 바꿀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이 또한 스위치봇으로 해결되었다. 집안에서 도어락을 여는 버튼에 부착했더니 집 밖에서 애플워치로 도어락을 열 수 있었다. 문앞 도착 3초전에 워치에서 스위치봇 앱으로 도어락 해제를 누르면 문앞에 도착하는 순간 도어락 잠금이 해제된다. 이로써 혹시 지나가는 사람이 도어락 번호보는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전에는 손이나 몸으로 도어락을 가리고 눌렀고 허수기능으로 다른 숫자를 몇번 더 누르기도 했었다.
추가적으로 허브는 IR리모콘 신호를 복제 & 발신하는 기능이 있다. 잠자기전 티비를 끌 때 리모콘을 찾을 필요없이 이 또한 앱으로 끄거나 “시리야 티비꺼”로 간단히 끌 수 있게 되었다.
일단은 이렇게 설정해서 잘 사용하고 있고, 여름에 추가적으로 온도계를 구입해서 집안 온도를 모니터링한 다음 너무 더울 경우 외부에서 에어컨을 가동해도 될 것 같다.